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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주의 사회로의 회귀
번 호 : 6352 | 조회수 : 97 | 작성시간 : 2019-11-24 | 글쓴이 : 박지혜
누구나 ‘미디어’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각종 동영상플랫폼에는 ‘1인 방송’이 넘치고 인기 유튜버가 월 수천만 원을 벌어들이면서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크리에이터’는 인기 장래희망직업이다.
이렇게 미디어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국회에서는 지난 1월에 통합방송법을 발의했다. 1월에 발의한 초안의 경우 인터넷 방송 사업자를 서비스 운영의 플랫폼 사업자와 콘텐츠 제공의 콘텐츠 사업자로 분류하고 규제하는 내용을 담았다. 여기에서 콘텐츠 제공 사업자에 1인 방송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어 표현의 자유 침해 문제가 제기 됐었다. 이 때문에 수정안에서는 콘텐츠 사업자 개념을 삭제해 논란을 일축했지만, 플랫폼 사업자 기준을 넓혀 유튜브로 포함해 또다시 논란의 대상에 섰다. 1인 방송의 장인 유튜브를 규제하면서 1인 방송을 직접 규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저버린 것이다.
또한 법안에서는 플랫폼 사업자를 ‘심의’ 규정을 뒀다. 플랫폼 사업자를 심의하면 사업자는 자연히 콘텐츠를 심의, 규제할 수밖에 없다. 심의가 과도하면 콘텐츠 사업자는 자체 검열이 심해질 수밖에 없고 결국은 표현의 자유 침해로 이어지는 것이다.
물론 개인방송 콘텐츠에 대한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과다한 노출부터 성희롱, 폭력장면까지 자극적인 장면이 도를 지나친다. 지난 6월에는 인기 크리에이터가 성희롱 발언을 하여 논란이 된 적이 있었고, 한 유튜버는 반려견을 학대하는 모습을 그대로 방송에 내보내 고발당한 일도 있었다.
이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개인 방송에 대한 심의나 규제를 찾아보기 힘들다. 해외에서는 자율규제를 권장하고, 사업자 자체에서 규제할 시 면책특권을 주어 적극적인 자율규제 환경을 만들고 있다.
1인 미디어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현재 민주주의는 절정을 이루고 있다. 유튜브는 누구나 자기 의견을 표현하고 토론할 수 있는 공론장이 된 것이다. 하지만 통합방송법이 통과되면 유튜브는 더는 공론장의 역할을 할 수 없다. 통합방송법은 권위주의 시대의 검열과 내용상으로 볼 때 다르지 않다. 민주주의의 절정 속 권위주의 시대로 회귀하는 것이 아닐까 염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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