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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이 되지 않으려면
번 호 : 6307 | 조회수 : 218 | 작성시간 : 2019-06-06 | 글쓴이 : 김민지
아래 글을 동아일보 오피니언면 독자마당에 기고하고 싶습니다.

제목 ; 기생충이 되지 않으려면
내용

얼마 전, 나는 ‘기생충’이라는 영화를 봤다.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영화에 나는 충격을 받았다. 영화 속에서 기우네 가족은 상층과 하층, 그 사이를 오가다 박사장이 코를 막는 것을 본순간,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그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았겠지만, 나도 모르게 박사장과 같은 생각을, 행동을 할 때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더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
우리는 자신을 포함한 모든 타인을 암묵적으로 상, 중, 하층의 계급으로 나눈다. 상/중/하의 계급은 결코 사람을 판단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없으나, 우리는 그것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곤한다. 그것을 피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사람이 사람으로서의 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당연히 귀퉁이로 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마치 영화 속 문광과 근세처럼 말이다. 벌레처럼 숨어서 살고, 누군가의 기척이 들리면 재빨리 숨는 것처럼.
그렇다면 나는 어떠한가? 나 또한 타인을 잘못된 기준으로 판단하는 사람일까?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 기준은 우리 사회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있고, 나 또한 그 사회의 일원이기 때문이다. 내가 색안경을 쓰고 누군가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한없이 우울해진다.
이 영화를 보고 내가 충격을 받은 이유는 내가, 나의 친구들이,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 또 다른 누군가를 사지로 내몰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었기 때문인 것 같다. 사람들은 이런 슬픈 현실을 마주하려하지 않는다. 보고도 못 본 척 눈을 감는다. 그런데 이 영화는 다른 사람들의 눈을 뜨게 만든다. 마주하기 힘든 현실에서 눈을 단 한시도 떼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 많은 이들이 자신을 되돌아보며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우리의 현실은 우리가 바꾸어 나아가야 하기에.

- 중앙대학교 공공인재학부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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