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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를 지켜주십시요
번 호 : 6218 | 조회수 : 48 | 작성시간 : 2018-07-03 | 글쓴이 : 부명(승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지금 서울의 종로 그리고 불교 일번지라고 하는 조계사 밖의 우정공원 천막에는 구순을 바라보는 88세의 늙은 수행자가 당신의 목숨을 담보로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를 지키려고 “목숨이 다하거나 종단의 변화 있을 때까지 단식”을 하겠다고 선언하시고 단식을 열나흘 째 이어가고 있습니다.

스님께서는 부처님께서는 고행과 쾌락의 양극단을 가지 말라고 당부하셨지만 대한민국의 역사이며, 문화의 산실인 불교 교단인 조계종단의 당간이 통째로 무너지는 것을 보고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이렇게 나서게 되었고, 부처님께서는 무량겁 동안에 팔다리를 자르고 목숨을 버린 것과 같은 한량없는 보살행을 닦았듯이 스님이 나서는 이길 역시 위법망구의 보살행이라 말씀하시며 단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민여러분 그리고 불자님!
불과 얼마 지나지 않은 재작년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며 “이게 나라냐?” 하는 소리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나라다와 지는 대한민국을 바라보며 멀지않은 시절에 다가올 통일 대한민국! 세계 속의 한반도를 상상해보는 희망을 가져 봅니다.

하지만 제자신이 몸담고 있는 종단과 승려로서 살아온 저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는 이게 불교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부끄럽습니다만 1700여년을 이어온 작금의 한국불교는 그야말로 풍전등화와 같은 상황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어찌 pd수첩의 방영으로 드러난 예가 “허물의 전부이다.”라고 할 수 있겠는지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잘못되었는지 모를 지경입니다.
어떠한 상황이 되어도 누구도 책임을 안지고 누구도 묻지 않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한불교조계종의 주인은 누구이고 사찰의 주인은 누구 것이겠는지요?

1700년의 역사로 일구어진 대한민국의 불교와 사찰은 승려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불자와 국민들의 것이며, 세계인들의 문화유산일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불자님!

현 대한불교조계종의 교육 수장인 교육원장의 말대로라면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단은 2,900여 사찰에서 연간 약 1조 5천억 원 정도의 예산을 운영하지만 대부분은 사용처가 불분명하게 운영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템플스테이를 빙자한 국고 지원금도 당동벌이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이 되고 천년의 문화유산인 전통사찰의 관람료 수입등도 이들에게는 그저 자신들의 권력과 유흥을 위한 쌈짓돈 정도로 여길 뿐인 것입니다.

말로서, 글로서, 몸짓으로서 표현하고자 하는 마음은 그칠 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의 불교는 어느 승려만을 위한 한 낱의 종교가 아닌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국민여러분 그리고 불자님!
1700여년을 이어온 대한민국의 역사를 지켜 주십시오.

불교계에서는 작년에도 촛불법회를 봉행하며 여러 스님들이 단식을 이어가며 외로운 정진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금년에는 또 늙고 힘없는 수행자가 이제는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한국 불교와 역사 그리고 문화를 지켜내려고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고 있습니다.

늙은 수행자는 말합니다. “누군가의 희생은 있어야 작은 변화라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단호한 입장으로 단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구순을 바라보는 노승의 체력으로는 분명 얼마가지 않아서 당신의 신념처럼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여겨집니다.

장맛비 속의 을씨년스런 천막은 노스님의 몰골을 더욱 처량하게 합니다.
하지만 늙은 수행자는 이미 초연합니다.
이미 당신은 놓으셨습니다.
스님은 이미 종단의 조실, 방장을 비롯한 원로 대덕스님들과 후학의 스님들과 국민들에게 고하는 메시지를 통하여 마지막임을 분명하게 밝히며 당부의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하지만 국민여러분! 불자님!

우리는 이대로, 이렇게, 보내서는 안 되지 않겠습니까?
우리에게 촛불은 희망이었고, 변화였습니다.

빽도, 권력도, 금력도 없는 우리들이었지만 촛불로 역사를 만들었고, 희망을 보았습니다.

이제 다시 한 번 늙은 수행자를 위해서,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를 위해서 다시 한 번 조계사에서 촛불을 밝혀주십시오.

조계사 일주문에서 비구부명 분향삼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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